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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탈리안의서가 14화 - 시공을 초월하는 원대한 사랑의 이야기 본문

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 감상

단탈리안의서가 14화 - 시공을 초월하는 원대한 사랑의 이야기

ksodien 2011. 10. 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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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문 내의 모든 스크린샷은 누르시면 커집니다.

떨어지는 작은 물방울 하나와. 그로부터 퍼져나가는 마음의 파문 - 그 것은 작고도 큰 기적의 시작이었다...

단탈리안의 서가 14화, 『아직 보지 못한 내일에의 노래』편의 이야기는 그동안 각 화의 초반부에 파편화되어 제시되었던 휴와 단탈리안 그녀 자신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비록 이야기 초반부에 그 책의 내용을 읽은 자로부터 영혼을 박탈하여 좀비로 바꾸는 환서, 『속죄의 서』에 대한 내용이 언급되며 본격 좀비 아포칼립스를 주된 테마로 하는 에피소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말이지요.

어딘가에 존재하는 환상의 도서관 -단탈리안의 서가- 에서 과거 휴(주인공)와 만들었던 추억을 곱씹으며 행복해하는 단탈리안의 모습과, 언젠가 그녀를 단탈리안의 서가 밖으로 데려가 준다던 그 약속을 잊지 않고 마침내 다시 그녀를 만나러 온 휴의 모습이 교차하는 장면에서 상당히 서정적인 대비 효과와 함께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람은 아이에서 어른이 되어가며 환상과 꿈에 대한 추억을 잃어가기에, 그 것이야말로 삶에 익숙해져간다는 증거이기에....

비록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휴가 자신과의 추억을, 자신의 존재 자체를 잊어버린다 할지라도 그러한 소중한 시간들이 있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차고 넘치는 행복이었다고....

그리고 언젠가 그녀를 고독한 환서의 서가 밖의 세상으로 데려가주겠다고 한 약속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기뻤다며 행복의 한 조각을 되새기려 하던 단탈리안의 앞에 거짓말처럼 나타난 휴의 모습이 교차하는 그 순간의 훈훈함이란! ㅠ_ㅠ)b




이러한 휴와 단탈리안의 사랑 이야기에 비하면, 14화의 초반부를 장식했던 좀비 사태는 오히려 그냥 양념 수준으로 끼워넣어진 요소가 아닌가 싶더라구요.

여러 콘텐츠를 통하여 익히 알려진 내용과 같이, 이번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좀비들 역시 아이티의 부두교와 관련된 애니미즘적 민간 신앙으로부터 유래된 존재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에 대하여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항정신성 물질을 이용하여 인간의 사고 능력을 마비시키고, 통제자의 지시에만 따르게 하는 인형으로 탕바꿈시킨 것이 바로 좀비인데요.

그 대상자는 사고력이나 감정이 사라진 상태에서 오로지 통제자의 지시에 따라 필요한 단순 노동력만을 제공하는 기계가 되어버리고 만다는 다소 섬뜩한 운명에 처하게 됩니다.


뭐, 여기까지는 기존의 좀비를 다룬 콘텐츠들과 크게 다를 것이 없었지만, 좀비 사태의 원인이 밝혀지는 부분에서는 나름 독창적인 요소도 보이더군요. 

그 것은 바로 신문의 형태로 제작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배포된 환서가 좀비 사태의 원인이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원리는 인쇄물의 문장 배열 구조 자체가 하나의 마법진을 구성ㆍ숨겨진 힘을 발동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인쇄물은 단지 전달 매개체의 역할을 할 뿐이므로 그 종류나 내용의 여부는 상관 없기에 응용 가능성과 실행의 편의성이라는 측면에서 무시무시한 결과를 불러올 수도 있는 위험성을 갖추고 있었지요.

아니나 다를까....
 
매스미디어에 다소 의존하는 현대인의 특성 덕분이었을까요?


신문의 형태로 제작ㆍ배포된 환서의 마력에 의하여 상당수의 사람들이 좀비가 된 채 거리를 활보하며 통제자의 지시에 따라 노동력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살인도 서슴 없이 자행하는 모습 속에서....

특정한 목적을 위해 가공된 지식 그 자체에 휘둘리며 서로를 상처입혀야만하는 현대 사회의 딜레마가 생각나기도 하더랍니다.




그 이외에 인상 깊었던 부분이라면, 총의 형태로 변환하여 적을 사살할 수 있는 환서에 시선이 가더군요.

누군가를 죽이기 위해 존재하는 무기로써의 총과, 인류에게 유용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존재하는 책.

얼핏 보기에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이 두 존재가 사실은 하나였다는 점에 역설의 미학이 있지 않은가 싶기도 하구요.




자기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은, 사람이 살아가는 동안 누구나 겪게되는 딜레마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번 에피소드 내내 보는이의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바로 휴와 다리안, 그리고 단탈리안 사이에 맺어진 사랑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교수(라지엘의 마스터)로부터 자신의 정체성과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을 받은 휴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자신은 바로 "환서의 서가 내에 종속된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단탈리안을,  그 속박의 운명으로부터 구하기 위해 살아온 것" 이라고 말이지요.


마치 단탈리안이 그래왔던 것처럼... 휴 역시 자신과 그녀와의 아름다운 추억이 만들어진 그 순간 이후로부터 쭉 단탈리안의 존재를 갈망해왔으며, 결국에는 그녀를 고독한 장소에 혼자 둘수 없다는 생각 끝에 대담한 구출 작전마저 추진하게 된 것이었겠지요.


절체절명의 위기 속에서 다시 만나게 된 단탈리안이 끝내 망설이는 듯이 손을 거두어들이고, 휴가 이에 개의치않고 자신의 팔을 뻗어 그녀의 손을 맞잡는 장면을 보면서....

문득 이 작품에는 자신이 알지 못하는 삶의 방식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으로 제한된 틀 안에 스스로를 가두려는 청춘의 표상과, 이에 대하여 ‘이제까지 알지 못했던 세상의 새로운 영역들을 접하는 것에 두려움을 느끼기보다 이를 극복하며 앞으로 나아갈 것’ 을 제시하는 메시지가 담겨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더랍니다.



더불어. 그녀가 위축된 부분만큼 자신이 더욱 다가서며 보완해주려하는 휴의 모습에서 훈훈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구요.

하지만 이상향은 아름답고 원대하기에 그만큼 도달하기 어려운 곳이라고 했던가요?

그와 그녀가 추구했던 「이상향으로의 엑소더스」가 서가의 파수꾼에 의해 가로막히는 장면에서는 안타까움을 느껴야만 했습니다.


게다가 휴는 단탈리안을 서가로부터 탈출시키는 것에 실패한 것도 모자라 자기 자신도 영원히 이공간에 갇혀야만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고;;

하지만, 아직 희망의 한 조각은 남아있었지요.

그 것은 바로 다리안이 단탈리안의 분신격인 존재였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공허의 감옥 속에서 자신의 정체성마저 망각한 채 그저 부유하는 존재가 되어 헤매던 휴에게 나타난 또다른 어린 모습의 그는, 아마도 다리안과 단탈리안이 보낸 구원의 사자이자, 동시에 그가 떠나보냈던 어린 시절의 표상 그 자체였던 것이겠지요.

결국 그는 자신을 소중하게 생각해주는 사람들의 염원에 힙입어 본격 파워업하며 현실 세계로 돌아올수 있었습니다.




휴가 좀비 무리를 퇴치하기 위해 단탈리안이 보내준 환서를 읽는 동안, 그녀와 다리안이 거쳐왔던 세월의 잔영들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가고...

그의 심상 세계를 물들이는 여러 기억들 중에는 휴의 할아버지의 모습은 물론, 오래 전 역사속의 인물인 잔다르크로 추정되는 여성의 뒷모습도 보이더군요.

15세기 프랑스의 전쟁 영웅과 함께 활약했을 정도라면 정말로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과 환서,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여러 사연들을 지켜보면서 살아왔을텐데...


다리안은 라지엘처럼 망가지지 않아서 다행인 듯 하네요.

뭐 오랜 세월에 걸쳐 환서와 관련된 일에 얽히면서, 그를 통하여 힘과 욕망을 추구하다가 파멸해간 여러 사람들의 다양한 말로를 지켜봐왔을테니 성격이 망가지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플랑베르주는 나름 속이 깊은 편인 것 같은데, 라지엘은 그냥 성격이 썩었다고 밖에....ㄱ-);


한편으로, 단탈리안이 환서의 서가를 구성하는 요소 그 자체로써 속박당하게 된 사연도 안타깝게 다가오더군요.

마치 호기심에 금단의 상자를 열어 자기 자신은 물론 세계마저 망치고 말았던 판도라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결국 그녀는 구원받지 못했고, 다시금 환서의 서가에 갇히는 몸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러한 그녀에게 휴는 못내 안타까움을 감추치 못하며 "너는 그 것으로 충분한가?" 라고 되묻지만....
 
그녀는 그가 자신에게 소중한 추억과 새로운 희망을 선물했으니 그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미소짓는군요. ㅠ_ㅠ)b

이번의 구출 작전은 이렇게 실패로 끝났지만, 아직 그와 그녀의 이야기는 현재 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연인들은 단지【알 수 없는 미래로부터의 초대장】을 받은 것 뿐이니까요.



미래가 확정되어 있지 않다는 것은 곧 그 진행의 과정과 결과를 알 수 없는 것이기에 다소의 불안감과 공포마저 느낄 수 있지만...

이는 동시에 무수한 가능성이 존재하여 어떠한 형태로든 개척할 수 있음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휴와 단탈리안의 대화 사이에 순간적으로 스쳐지나가는 머나먼 미래의 어느 풍경 속에서, 틀림 없이 그 둘은 행복해져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그 것은 아마도 멀고 먼 미래의 이야기.

그와 그녀의 재회가 이루어지기까지, 정말로 많은 일들이 펼쳐질테지요.





미래는 관측할 수도, 확정되지도 않는 것이기에 그 가능성을 믿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에야말로 삶의 가치가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래의 가능성을 전력으로 부정하며, 필연적으로 다가올 세계의 파멸을 역설하는 한 존재가 있었습니다.

그는 바로 라지엘의 마스터인 『교수』.


생각해보면 제 1차 세계대전 시절부터 휴와 악연으로 이어진 사이인데, 끝까지 서로 좋은 인연으로는 거듭나지 못하는군요.

그나마 분서관 팀인 할과 플랑베르주가 적절한 시기에 등장해주어 다행이었습니다.

할이 읊조리는 대사를 보니 그에게도 무엇인가 환서와 관련된 비극적인 과거사가 있는듯 하네요.

하기야,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만...


이처럼 1기 내내 악역으로 등장하며 본격 밉상으로 거듭난 라지엘과 교수이지만, 그들의 주장에도 나름 수긍할만한 부분은 있더군요.

그 것은 바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시대의 풍경은 달라지며 문명 역시 발달해간다는 점,

그리고 이는 환서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되는 사실이므로 그러한 유용한 지식들을 서고에 보관하며 이에 대한 접근을 제한시키는 것은 인류의 손실이라고 주장하는 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다리안의 말마따나 '세상에는 알아서는 안되는 것들도 존재하는 법' 이지요. 힘에는 그에 상응하는 책임이 따르는 법이고, 이를 방기할 시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따라오기 마련이니까요.

교수와 라지엘이 생각하는 환서의 존재 의미란, 휴와 다리안이 생각하는 것과는 극명히 달랐던 것임에는 틀림이 없어 보입니다. 좀 더 안 좋은 방향으로 말이지요;;

뭐, 그래도 강경책으로 밀어붙일 것을 주장하는 라지엘에게 "가혹한 처사는 예상이외의 앙갚음을 낳는 법이니, 이정도로 해두자" 며 일축하는 교수의 모습에서 그가 의외로 일정선은 지킬 줄 아는 인물이로구나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어느 서가에서 시작된 작고도 큰 기적의 이야기는, 운명의 궤적을 따라 돌고 돌아 결국 원점으로.....





단탈리안의 서가 1기가 이렇게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군요.

이번 14화에서는 환서의 마력 발동을 위한 영창 부분에서 오프닝 테마곡의 가사가 그대로 사용되어 몰입감을 한층 더해주었으며, 1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에피소드여서 그런지 카미라를 비롯한 주요 인물들이 모두 재등장 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 했습니다.





1기의 마지막 에피소드에서마저도 다리안의 본격 폭발하는 식신 본능 앞에서 웃음을 지을 수도 있었고 말이지요.

온갖 맛집(이라 쓰고 튀김빵 잘하는 집이라 읽는다)관련 정보는 다 수집하더니, 이제는 신문지 광고의 사소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는 튀김빵 마니아의 모습이란....(....)

한편으로, 먼 발치에서 말하는 다리안의 입가에 묻은 빵부스러기를 눈치채는 휴의 동체 시력도 장난이 아닌 듯!; (하긴 전직 전투기 조종사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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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단탈리안의 서가 1기도 끝났군요.

내심 다리안과 라지엘이 재회하는 부분까지 가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1화 방영분에 2개의 에피소드를 넣는 기염을 토하면서 적절하게 시나리오상 에피소드 분배가 이루어진 듯 하네요.

단탈리안의 서가는 슈타인즈 게이트 애니메이션 감상문을 쓰던 도중 우연히 관심을 가지게 되었던 작품인데, 정말 의외의 수확이었던 것 같습니다~ +_+)b

시나리오와 작화, 작품이 시청자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의 측면 등 무엇하나 빠지지 않는 수작이었거든요. 게다가 성우진도 초호화 구성이었고....

당분간 이정도 수준의 작품을 보기는 힘들텐데 하는 생각에 순간적으로 공허감이 들기는 하지만, 10월 신작 라인업이 상당히 풍성한 편이니 그 쪽에 새로운 희망(?)을 걸어볼까 합니다. ㅡ_-)r

저의 블로그를 꾸준히 찾아주시는 분은 아마 적을 것으로 생각되지만...(...) 아무튼 14화에 걸친 휴와 다리안의 이야기를 즐기면서 올렸던 미흡한 감상문을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_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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