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 메뉴

ksodien의 망상록

단탈리안의 서가 12화 - 고독한 영혼이 만들어낸 슬픔의 독주곡 본문

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 감상

단탈리안의 서가 12화 - 고독한 영혼이 만들어낸 슬픔의 독주곡

ksodien 2011. 9. 17. 10:46
728x90

※ 감상문 내의 모든 스크린샷은 누르시면 커집니다.

단탈리안의 서가 제12화는 신비한 힘을 지닌 바이올린 소나타의 악보 『이상향』과 『황혼』에 얽힌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 노래의 연주에 도전했던 연주자들 모두에게 불행한 최후를 선사했으며, 더불어 그 악보의 존재 자체마저 불투명한..... 말그대로 환상의 음악인『환곡』과, 이 악보를 연주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인 크리스타벨이 들려주는 고독한 인형의 서글픈 독주곡!

왠지 모르게, 저주 받은 교향곡 『검은 일요일(Gloomy Sunday)』에 대한 전설이 떠오르는 에피소드였습니다.


이번 에피소드에서 주요 소재로 등장하는 환곡(幻曲)은 듣는 이로 하여금 극도로 감정이 고조된 상태를 만들어, 기쁨ㆍ공포ㆍ슬픔 등 어떠한 상태로든 만들 수 있는 음악으로써, 그 악보가 매우 난해한 구조로 이루어져있기에 일반적인 인간은 물론 실력있는 연주자들마저 완벽하게 재현해내는 것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난이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리스타벨이 이를 연주할 수 있었던 것은, 그녀가 음악 연주에 특화된 능력을 지니도록 설계된 기계 인형이었기 때문이지요.



비록 환서의 회수를 위해 출장을 온 것이지만, 크리스타벨만이 해당 환곡을 연주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악보로써의 환서가 그녀 자신을 선택한 것은 아닐까하고 반문하는 휴와, ‘이 세상에는 알아서는 안될 것이 있다’ 며 일침을 놓는 다리안의 모습에서.... 이번 이야기 역시 비극으로 끝나겠구나 하는 예감이 스치고 지나가더랍니다.

지금까지의 에피소드들을 돌이켜볼 때, ‘알아서는 안될 것’을 접하고 불행과 파멸의 수렁에 빠져버린 캐릭터들이 너무나도 많았기 때문이지요.



아니나 다를까, 언제까지나 계속 이어질것처럼 보였던 둘만의 일상과 소박한 행복은 이내 산산히 부서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생명의 종결점인 『죽음』을 기계의 기능 정지 개념으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던 그녀의 비극!

"난 이것 외에 아무것도 할줄 모르니까"라는 말로 자신을 독려하며 단지 다라리오의 기쁨을 위해 연주를 했던 크리스타벨.


그리고. 그러한 그녀에게 ‘이 세상에는 음악에 집중하며 무대에서 빛나보이는 것 이외에도 무수한 행복과 아름다운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려하는 다라리오 헤이워드의 모습과,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비록 도달하지는 못할지라도 누구나 가슴속에 품고있을법한 행복의 의미를 모르는 크리스타벨의 모습이 하나의 서글픈 교차점을 보여주는 것 같더군요.

문득, 교육받은 것 이외에 다른 선택지를 떠올리기 힘들도록 사고의 폭이 제한당했기에, 그 길이 막혔을 때 방황할 수 밖에 없는 현대 사회 젊은이들의 자화상이 떠오르기도 하더랍니다.

하지만, 어떻게 본다면 마음 속이 텅 비어있다는 것은 동시에 다른 무엇인가를 가득 채워넣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인데.....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은 시나리오의 저변에 깔린 여러 복선들이 암시하고 있었듯이 결국 비극의 결말을 맞이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네요.



일견 화려하게만 보이는 무대, 하지만 그 이면에는..

화려한 오페라 하우스의 조명 아래 흘러가는, 아름다우면서도 서글픈 환상의 소나타는,  『이상은 아름답고 원대해보이기에, 그만큼 다가서기도 힘든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듣는 이로 하여금 극도로 고조된 감정 상태를 불러일으켜 도취하도록 만드는 발디니의 환곡.

마치 이 세상에는 존재하지 않을 듯한 아름다운 선율에 매료되어버린 청중들은, 마치 죽어버린 듯한 눈을 하고 『환곡』에서의 감동을 찾는 것 이외에는 삶의 의지를 상실해버린 채로 이에 의존하여 살아가게 될 운명이었습니다.


살아있는 死者들이 벌이는 섬뜩한 윤무로의 초대장과, 이에 화답하듯이 그녀 자신의 의지로써 공포와 슬픔ㆍ파괴를 초래하는 幻曲 『황혼』의 연주를 택한 크리스타벨의 모습이 교차하는 시점에서,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이었던 그와 그녀가 추구한 「이상향으로의 엑소더스」는 그 끝을 맞이합니다.

단지 그녀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그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써 음악의 길을 걷게 한 다라리오와, 자신의 연주에 행복해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음악이야말로 그녀의 앞에 남겨진 유일한 길이라 믿었던 크리스타벨의 비극적인 사랑 이야기.


마치 오 헨리의 단편 소설 『크리스마스 선물』의 이야기를 연상시키는 이 커플의 이야기는, 서로를 너무나도 사랑했기에 어긋날 수 밖에 없었던 연인들의 슬픈 운명을 보여주고 있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결국 그녀는 연주하는 음악의 파동을 건물을 이루는 주요 소재의 고유 진동수와 동조시켜서, 추악한 욕망의 산물인 오페라 하우스와 동귀어진하는 결말을 선택하고 말았군요.

죽음으로써 한번 상실된 생명은 다시 돌아오지 않기에, 그와 그녀가 바란 이상향으로의 도달은 그만큼 더 멀어지고 말았다는 잔혹한 아이러니 앞에서, 그녀가 뽑아들 수 있는 카드는 이 것뿐이었을테니까요.


아마도 마지막의 순간에 크리스타벨이 휴를 바라보며 지은 미소의 의미는,

만들어진 존재로써 비로소 자신의 의지와 정체성을 찾았다는 기쁨과, 자신에게 있어서 가장 소중한 존재를 잃고 말았다는 슬픔, 그리고 이후 찾아올 영원한 군중 속의 고독에 대한 공포가 서린 복잡 미묘한 감정의 고소(苦笑)는 아니었을까 싶기도 하고.......

결국 이번 에피소드의 이야기는, 힘과 명예를 갈구하며 이에 도취된 자들이 만들어낸, 한 편의 슬픈 소나타(독주곡)였던 것이겠지요.




저번 화(제11화)가 아기자기하고 훈훈한 느낌으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에피소드였다면, 제12화는 나름 무거운 주제를 지닌 이야기였던 것 같습니다.

기계화된 사회 문명 속에서 그 부품과도 같은 관성적인 삶을 살아가야하는 현대인의 고뇌와, 오직 하나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존재로써 방황해야했던 크리스타벨의 이야기는 어찌보면 닮은 꼴인 셈이겠지요.

역시나 이번 이야기도 가벼운 느낌으로 시작해서 나름의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끝맺음 한 것 같네요. 왠지 모르게 이런 스타일의 구성이 상당히 마음에 드는 작품입니다. :)




마지막으로, 휴가 형편 없는 악기(바이올린) 연주로 자신의 소중한 간식 시간을 망쳐버리자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하며 접시를 던지는 다리안의 모습이 기억에 남네요.

아무리 바이올린이 명품이라고 해도, 연주자의 실력이 형편 없으면 단지 소음만을 만들어낼 뿐이겠지요. 마치 건담 0080에서 NT-1 알렉스로 자크에게 털린 크리스의 사례처럼요;


본격 바이올린을 음파 공격 무기로 승화시키며 톱질 연습은 다른데가서 하라는 폭언마저 나오는 이 상황을 보며 문득 떠오르는 것이 있었으니...

그 것은 바로 워해머 40k에 등장하는 슬라네시의 노이즈 마린! LET THE GALAXY BURN!! ㅠ_ㅠ;)b

728x90
2 Comments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nms2237@naver.com BlogIcon Friedirich der Gross 2011.09.20 16:45
    우왓 마지막 노이즈마린 gut)b ㅋㅋ
    다음편은 드디어 라지엘인가! 플랑베르쥬나 카밀라가 더나오시기전에 1기가끝이라닠! 은근 크리스타벨의 작화가 이뻣더랍니다..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ksodien.tistory.com BlogIcon ksodien 2011.09.20 20:11 신고
    넵. 크리스타벨의 경우 목에 있는 접합선(?)의 흔적을 발견하기전까지만해도
    인형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답니다;

    그나저나 카미라는 그래도 2회 출연했는데... 플랑베르주는 과연 기회가 더
    있을는지...~_~)y=3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