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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슈타인즈 게이트) 22화 ~ 존재요해의 멜트~ 본문

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 감상

STEINS;GATE (슈타인즈 게이트) 22화 ~ 존재요해의 멜트~

ksodien 2011.08.31 10:10
※ 감상문 내의 모든 스크린샷은 클릭하시면 커집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제22화는 제목 그대로 존재의 의미를 알기 위한 자기 희생과, 그러한 이야기 속에서 피어나는 낭만적이고도 슬픈 『사랑의 상대성 이론』에 대한 에피소드였습니다.

마유리를 죽음의 운명으로부터 탈출시키기 위한 마지막 절차인 베타 세계선으로의 도약 여부를 놓고 티격태격 하면서도, 어느사이엔가 눈빛과 목소리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잘 알게 되어버린 두 사람.

함께 비를 피하며 옷을 말리고, 그 와중에 크리스가 농담을 던지면서도 오카베의 찟어진 옷을 꿰매주는 장면에서... 이미 두 사람은 세계선을 넘어 헤어지기에는 너무나도 가까워져버렸구나 생각이 들더군요.

심지어 오카베가 마유리와 쌓아올린 인연만큼이나 깊어져버린 사랑이라고 보일 정도로 말이지요.




하지만 크리스조차도, 세월과 인연의 무게 앞에서는 마유리에게 한 수 접어줄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지요.

스쳐지나가는 추억의 파노라마 속에서, 자신을 위해 그토록이나 고민해준 오카베의 고백앞에 감사의 미소를 띄며 떠나갈 수 있게 된 그녀.


"하지만, 너는 그것으로 충분한가?"
 

자신의 행복은 아랑곳하지않고 타인과 세계의 미래를 위하여 자신을 희생하고 떠나간 아마네 스즈하에게 던져졌던 오카베의 반문이, 더욱 가슴 아프고 절실하게 다가오는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절망과 희망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은 존재라고 했던가요....


문득 스쳐지나가는 공사 안내표지판의 모습에서, 새로운 가능성의 미래에 대한 희망 역시 엿볼 수 있었습니다.

도로의 공사 사실을 알리며 우회로를 제시하는 안내 표지판.

일견 선택지가 없는 단 하나의 통로만이 제시되어 보이나, 한편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새로운 희망의 가능성을 개척하기 위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이 있음을, 마치 『마법소녀 마도카&마기카』에 등장하는 호무라의 대사처럼 이 세상 어딘가에는 자신을 위해 싸워주는 사람이 있기에 희망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말이지요.


한편으로는, 둘 만이 남은 어둠 속의 연구실 한켠에서 물방울을 떨구는 수도꼭지의 모습에도 시선이 가더랍니다.

이 물방울은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의 터널을 헤쳐나가는 상황에 처한 현재 오카베의 내부 심리를 상징하는 것으로써, 그 물방울이 떨어져 흩어지는 것은 오카베의 마음이 절망 속에서 점차 하강하며 부서져가는 것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혼자 고군분투하며 마유리를 구하기 위해 필사적으로 저항하던 때와 달리, 현재 오카베의 마음이 쉽게 부서지지 않고 견디어나갈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크리스의 존재 덕분이었는데...


상황의 보다 근본적인 해결을 위하여 더욱 잔혹한 운명의 선택을 해야만 하게 된 오카베의 모습이 참 안타까워보이네요.

그의 고뇌에 찬 독백과 함께 그릇 속으로 떨어지는 물방울과 그로 인한 수면의 흔들림은, 아마도 반복된 마음의 하강과 부서짐이 불러온 신념의 흔들림을 알려주는 것이었겠지요.




잔잔하게 내리는 비 속에서 흘러가는, 너무나도 슬픈 『사랑의 상대성 이론』 이야기...


크리스가 내린 결론은, 설령 자신이 희생된다하더라도 마유리를 구하기 위해 베타 세계선으로 이동해야 한다는 것!

이는 마유리와 오카베, 나아가서는 모두를 위한 선택이라며... 결국은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하는 그녀. 

그리고, ‘너는 정말 그것으로 괜찮은가’ 라는 오카베의 안타까운 반문에, 너무나도 당연스럽다는듯이 돌아온 크리스의 대답.


자신이 살아있는 그 순간을 실감하는 것만으로도 존재의 의미는 있으며, 살아가고자하는 의지가 있다는 것만으로도 그 존재의 가치와 정체성은 인정되는 것이라고....

그 것 자체만으로도 정말 근사한 일이 아니겠느냐고....


수 만년전의 세계로부터 이어져온 누군가에 대한 사랑의 감정, 무엇인가를 믿는 마음. 타인과 함께 하고 싶어하는 감정의 조각들이 모여 현재의 자신이 있게 된 것이라면, 단지 그 것 자체만으로도 근사한 일이라고..

설령 세상에서 사라진다하더라도, 그 삶의 흔적들을 기억해주는 이가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세상을 살아갔다는 유일한 증거가 될지도 모르는 일이니까요.


순간, 자신의 행복조차 희생하며 세계의 미래를 구원하려했던 스즈하의 모습이 스치고 지나가더군요.

크리스와 스즈하는 비록 미래의 일로 서로 대립하는 관계였지만, 이런 측면에서는 서로 너무나도 닮은 꼴이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더불어 크리스가 일부러 음료수 병을 손이 닿지 않는 높이로 던져서 오카베로 하여금 주우러 가게 만든 것은, 그 사이에 사라짐으로써 애들판 이별의 슬픔을 조금이나마 줄여보려 한 것은 아닐까 싶기도 하고...



차마 직접 전할 수 없었던 작별의 한마디, '미안해, 그리고 사랑해...'

비록 자신이 먼저 떠나오기는 했지만, 결국 오카베에 대한 그리움을 떨칠 수 없었던 그녀가 가슴 속으로 삼켜야만 했던 한마디 한마디의 대사들이 한층 서정적인 분위기를 살려주더군요.

나지막하면서도 담담한 느낌으로 시작된 부름이 점점 다급하고 애절한 어조로 변하는 것은, 그만큼 크리스 역시 오카베와의 추억을 소중하게 여기고 있었기 때문이겠지요.



이제 운명의 기점은 다시금 회귀하여, 결국 끝은 또다른 새로운 시작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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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와 작화, 연출 어느 것 하나 부족함 없이 정말 훌륭한 퀼리티를 보여준 에피소드였습니다.

특히나 슬픔과 비극을 상징하는 비가 잔잔하게 내리는 가운데 이어진 키스 장면과, 원작에는 없었던 크리스 시점에서의 심정 표현이 작품 감상의 재미를 더해주더군요.

그 이외에, 원작의 메인 테마곡인 『GATE OF STEINER』와 함께 흘러가는 반전 엔딩의 묘미가 상당했던 것 같습니다.

이번 에피소드 역시 원작 사나리오의 내용과는 달리 독자적으로 전개되는 구성 요소들이 있었습니다만 그 중에서도 가장 돋보였던 것은 바로 엔딩곡이 흘러나오는 중의 반전 효과가 아닌가 싶네요.

게임에서와는 달리 전화벨이 아닌 휴대폰 진동음이 울린 것, 그리고 깨진 채로 흩어져있던 모래 시계의 유리 파편 조각들이 회전하면서 다시금 모여 본래의 형태를 되찾는가 싶더니 다시금 붕괴하며 발생하는 노이즈 효과!

정말 멋진 연출인 것 같아요!

사실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소재로 만든 애니메이션을 보게 되면 다소 흥미를 덜 느끼게 되는 것도 사실인데, 이번 화는 정말 여러모로 만족스러운 에피소드였습니다.


이제 남은 것은, 오카베와 크리스가 해피해피하게 되는 眞엔딩 뿐!

키워드는 『세계를 속여라!』  슈타게 23화도 상당히 기대가 되네요! :)

 

아참,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즘 무한 경쟁 사회 속에서 열등감과 불행에 고통받는 현대인들에게 그 굴레를 벗어던지고 보다 행복해질 것을 제안하는 책들이 출판되고 있는데~

책이 아닌 애니메이션에서 이와 같은 교훈을 얻을 수 있어서 좋았네요.


이 작품을 감상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얻어갑니다...ㅠ_ㅠ;)b

하지만 이제 슈타게 애니 방영도 그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군요;

이 작품 방영 끝나면, 그 후엔 무엇을 위해 살아야하나...(...Or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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