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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INS;GATE (슈타인즈 게이트) 20화 ~ 원차단절의 아포토시스~ 본문

애니메이션/애니메이션 감상

STEINS;GATE (슈타인즈 게이트) 20화 ~ 원차단절의 아포토시스~

ksodien 2011.08.17 09:05
※ 감상문 내의 모든 스크린샷은 클릭하시면 커집니다~
슈타인즈 게이트 20화는 그동안 마유리를 구하기 위하여 고군분투하며 달려온 오카베의 여정에 크나큰 전환점이 제시되는 동시에, 또다른 잔혹한 운명의 선택이 강요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에피소드입니다.


마유리의 구원에 상응하는 반대 급부의 대가...

그 것은 바로, 원래 오카베가 살고 있던 베타 세계선으로의 이동에 따른 크리스의 죽음!

소중한 친구 한명 한명의 행복을 희생시키는 대가로 겨우 IBN 5100을 되찾은 그...

여기까지 도달하는 데만도 정말로 무수한 고통과 슬픔을 감내해야만 했을텐데....


마유리에게 엄습해 올 죽음의 운명을 피해가기 위한 마지막 절차로써, 오카베가 사용했던 최초의 『D-mail』 -마키세 크리스가 죽었다는 내용을 다루에게 보낸 것- 을 삭제하려던 순간... 그의 뇌리를 스치고 지나가는 섬뜩한 진실!

알파 세계선에서 자신이 크리스와 처음 만나게 된 계기가 된 동시에, 지금까지의 모든 인연을 만들게끔 해준 그 D-mail...

그 것을 지움으로써 베타 세계선으로 이동하는 순간, 지금까지 쌓아왔던 크리스와의 관계도, 그녀의 기억도, 존재도 모두 사라져버리고야 만다는 것을....


스즈하의 바람대로 세계선 변동 수치 1%를 넘어 도달하게 될 원래의 베타 세계선.

그 곳에는 마유리의 죽음도, Sern이 독재하는 디스토피아의 미래도 없지만, 대신 크리스의 존재 역시....

험난한 여정을 거쳐 마침내 평온과 행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을텐데, 그의 앞에는 이렇게 또다른 잔혹한 운명의 선택이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지요.


어릴 때부터 서로를 의지해가며 더 없이 소중한 존재로 거듭난 소꿉친구인가,

아니면 절망 속에서 유일한 희망의 등불이 되어주며 어느사이엔가 연인으로서 다가와버린 크리스인가?

이 둘 중에서 누구를 구할 것이냐의 딜레마는, 작품의 주인공인 오카베뿐만 아니라 게임과 애니메이션을 감상하는 유저들에게도 상당한 고민거리로 다가온다고 할 수 있는데요.


원작에서는 바로 이 시점에서 마유리 루트인 『투명의 스타더스트』와 크리스 루트인 『경계면상의 슈타인즈게이트』로 갈리게 됩니다.

물론 애니메이션에서는 이미 정진정명의 眞히로인인 크리스 루트로 확정된 상태이지만, 아무래도 21화나 22화 쯤에서 마유리 루트에서만 접할 수 있는 명대사도 포함시켜줄 듯 하네요.

참, 마유리 루트를 접해보면, 분명 마유리 루트인데도 크리스가 더욱 부각되는 것이.... 마유리는 결국 안습 담당인듯... ㅠ_ㅠ); 으아니챠! 햄봌할수 없어!;





점차 멀어져만가는 마음의 접점. 소중한 것을 지키고자 내딛은 행보는, 알고보면 신기루와도 같은 것이었다...

19화의 난투극을 거쳐 모에카로부터 IBN 5100의 행방에 대한 중요한 관련 정보를 입수한 것은 물론, 내친김에 함께 행동하며 끝장(-_-!)을 보기로 한 오카베이지만, 그는 중요한 것에 몰두한 나머지 또다른 소중한 것이 점차 상실되어간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었습니다.

현실이든 가상에서든, 종종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무엇인가 일에 몰두하다보면, 정작 지켜주려고 했던 존재에게는 소홀해지면서 점차 서로 멀어지게 되는 아이러니한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비록 오카베가 마유리의 생명을 구하기 위하여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며 전력투구하고 있었다지만, 그렇게 임무에만 집중하게 되면서 정작 자신이 지키려했던 존재인 마유리에게는 소홀해지고 말았던 것!

문득, 요즘들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 두 소꿉친구....

결국, 점점 침울해지는 마유리를 보다 못한 크리스가 적절히 중재에 나서는군요.


괜히 眞 히로인이 아닙니다;

이렇다보니, 眞 엔딩의 공식 후일담(After Story)인 『재액강탄의 홀리데이』에서는 마유리가 "크리스라면 안심하고 오카베를 맡길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대사를 날릴 정도이지요!;

어쨌든, 지못미 마유리... ㅠ_ㅠ); 역시 이런 사람이 손해를 보고 사는 모양입니다.


저 장면을 보면서 왠지 버려진 후 비를 맞고 있는 강아지의 이미지가 자꾸 떠오르더랍니다....(....)

어쩐지, 초반과 달리 중반부 이후에는 마유리가 웃는 모습을 보기 힘들더라니...;





그들에게 내려찍혔던 패배자의 낙인. 출구를 찾지 못한 분노는 스스로를 잠식해 들어갔다....

아무래도 이번 화에서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는 것은, 바로 FB와 모에카, 그리고 그들의 유일한 접점이었던 라운더에 얽힌 이야기가 아닌가 싶어요.

군중 속의 고독에 괴로워하며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아 방황하던 모에카에게 내밀어졌던 정신적인 구원의 손길!

【어떠한 조건도 요구하지 않고 받아준다】라는 그 말은, 곧 『라운더로써 이용되고 버려질 것이기에 엄격한 요건을 만족할 필요는 없다』는 것과 같은 의미였던 것입니다....


사회의 낙오자로서 자신만의 영역을 확보하지 못한 자들이기에, 자신의 정체성과 삶의 의미를 찾아 부유하던 존재들이기에, 그렇기에 구원의 손길을 건내준 FB에게 더욱 의지할 수 밖에 없었을 듯 하네요.

비록 새로운 희망의 등불이라 생각하던 존재와의 관계가 사실은 거짓된 허상이었다 할지라도...

이러한 처지에 있었던 자들이 라운더로서 지원했기에, FB 입장에서는 무난하게 이용할 수 있을 뿐더러, 실종되더라도 찾을 사람들이 없는,...사실상의 무연고자들이므로 임무가 끝난후 처분 역시 어렵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부분에서 문득, 일본은 물론 최근 우리나라 사회에도 점차 퍼져나가고 있는 무연 사회(無緣社會)의 그림자가 생각나더군요.

라운더가 되어야만 했던 그들의 이야기 속에서, 왠지 모르게 최근 영국에서 이슈가 된 청년층의 폭동 사태 소식도 생각나더랍니다.

그 원인은 점차 심화되어만가는 사회의 양극화와 실업난!


영국의 청년들은 비교적 온순한 성향을 지녔다고 평가받아왔지만, 사실은 위의 문제들 속에서 고통받으며 점차 벼랑 끝으로 몰리다가, 결국 심리적으로 폭발하여 사회적인 문제가 된 것이라고 합니다.

비록 일본은 영국과 다른 사회 모델을 가지고 있어서 이 문제를 피해 갈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양극화와 실업난, 그리고 그 속에서 심리적으로 내몰리는 청년층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영국과 닮은 꼴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애니메이션에조차 이런 사회 문제가 투영될정도인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한 상황인 것인지도?;)


작품 내에서 단지 악역으로만 비추어질지도 모르는 라운더의 구성원들!

그러나 그들도 단지 인간적인 따스함을 갈구하던 이 시대의 사람 중 하나였을뿐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이렇게 점차 양극화ㆍ개인화ㆍ파편화되어가는 사회의 현실 속에서 많은 청년층이 생존 그 자체를 위협받으며 심리적으로 내몰리게 된다면, 라운더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단체가 손길을 내민다하더라도 덥석 잡게 될 확률은 결코 낮다고 할수 없을 것입니다.

사회 복지 관련하여 사회적 안전망 확충 문제가 단지 인간의 존엄성 보호 차원만이 아닌, 국가의 안전 그 자체를 위하여 지속적으로 제시되는 이유를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던 에피소드였습니다....





수많은 길이 비전으로서 제시되지만 정작 자신이 도달 할 수 있는 곳은 사실상 극히 한정되어 있거나 그마저도 찾을 수 없는 현재의 청년층.

다양한 경로가 제시되는 듯 하지만 실제로는 민간 회사별로 노선이 분리되어 선택지가 극히 한정된 일본 전철의 노선도.

둘은 어쩌면 상당히 닮은 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시금 슈타인즈 게이트의 이야기로 돌아가서....

결국, 피할 수 없었던 모에카의 죽음!

최후의 순간에 그녀의 뇌리에 떠오른 것은 FB도 다른 누구도 아닌, 자신의 곁에 마지막 순간까지 친구로 함께 있어주었던 오카베의 모습이었을 것입니다.

정작 그녀가 바라던 인간적인 구원의 손길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지만, 이를 깨달은 후에는 이미 모든 것이 끝나버리고 말았다는 것이 안타깝네요.


오카베와 함께 행동하게 되면서, 비로소 모에카도 현실에 마주설 결심을 하였지만....

그러나 이미  상황은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그녀에게 허락된 유일한 결말은... 고독하고도 서글픈 고해 성사의 한마디 뿐이었던 것이지요.

인간 불신에 따른 대인 기피증 속에서 그토록 휴대폰을 통한 가상의 관계에만 몰두해오다가 죽음 앞에서야 비로소 솔직해지며 타인에게 한발짝 다가설수 있었던 모에카!


어쩌면, 모에카에게 겨누어진 FB의 총탄은 배신을 눈치챈 Sern으로부터의 내려올 잔혹한 처분 대신 보다 편한 최후를 맞이하도록 최대한의 배려를 한 것이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그러나 모에카 입장에서는 몸보다 마음의 상처가 더욱 아프게 느껴졌을지도....




오지 않을 아버지를 기다리는, 딸의 늦은 아침 식사... 따스한 햇빛과 대비되는, 잔인한 현실의 냉기!

한편, 이러한 FB조차도 어느사이엔가 휘말려버린 운명의 흐름속에 고뇌해야만했던 피해자였습니다.

주인공을 비롯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소중한 것을 잃은 고통에 그토록 슬퍼해야만했는데, 정작 가해자는 찾아볼 길이 없고 피해자만 수두룩하다니 정말 세상 일은 얄궂은 모양입니다.


비록 생존을 위하여 그 것이 파멸의 늪으로 향하는 길임을 알면서도 전력투구 할 수 밖에 없었다고는 하지만, 보다 정확한 실상을 깨닫게 된 후에는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처지가 되어 거부할 수 없는 마리오네트의 삶을 살아가야만 했던 FB.

결국, 그는 그 피투성이의 길 끝에서 기다리고 있을 운명을 곱씹으며 소중한 존재(자신의 딸)을 지키기 위해 나름의 투쟁을 이어나갈 수 밖에 없었던 것이겠지요.

비록 이 작품의 주인공인 오카베가 기나긴 투쟁의 길을 걸어가야 했다지만, FB 역시 나름의 이야기를 갖춘 하나의 주연이었던 셈입니다.


참, FB가 모에카에게 총구를 향하면서 동시에 비추어지는 둘의 모습과, 그 사이에 오고가는 대화로부터 결국 이 둘 역시 슬플 정도로 닮은 꼴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더라구요.

더불어, FB의 독백 속에서 어떠한 대사 하나가 흘러나오는 순간에는 전율마저 느꼈습니다.


그 것은 바로..

스즈하의 '나는 실패했다'라는 편지 내용 위에 투영되어보이는, FB의 동일한 대사. '나는 실패했다'

이미 원작의 내용을 알고 있는 상태에서 애니메이션으로 다시 접하는 것인데도 이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니... 게임을 해본지 오래 되어서 그런 것일까나요;


이러한 이유로, FB는 Sern에게, 모에카는 FB에게 의지하고 있었던 것이겠지요.

설령 자신이 이용당하는 입장임을 알고 있더라도, 설령 그 것이 거짓된 허상의 관계라도 하더라도, 그리고 그 끝에 파멸이 기다리고 있다 할지라도!

그리고, 그러한 마리오네트로써의 역할을 거부하고 줄에서부터 떨어져나온 인형에게는, 어둠 속으로 추락하며 부서져가는 결말이 기다리고 있었을 뿐....


왠지 모르게 슬픈 심상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나저나, FB.... 이런 시대에 딸 혼자 남겨두고 가면 어쩔;

보호자가 없는 미성년자 여자아이에게 기다리고 있는 사회의 현실은 정말로 가혹한 것이니까요.

그래서 불황의 그림자 속에서 허덕이다가 결국 자살의 결심을 하고, 자녀도 함께 데려가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그 것은 그 것 나름대로 못할 짓이지요. 아, 정말 세상은 험난한 곳이네요. --;


아, 그 이외에.. 원작에서는 FB가 모에카를 특별히 아낀 나머지 임무 종료 후에도 모에카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일부러 라운더에서 제명시켰다는 내용이 간접적으로 암시됩니다만,

애니메이션 상에서는 나에의 식칼 무쌍(-_-;) 부분을 FB의 총격으로 대체하면서 생략되어 약간 아쉬움을 느끼네요 (어쩌면, 이 것 역시 원작에서 나올 수 있었던 『또다른 가능성의 세계』 이야기일지도...)

뭐, 그래도 나에의 식칼 무쌍 파트가 다른 내용으로 대체된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린이의 칼부림 난동이라니(-_-;) 아무리 자극적인 소재가 많이 사용되는 것이 요즘의 경향이라고 해도 그 것은 좀 아닌 듯 해요!;




마지막으로, 이번 에피소드에서 유난히 저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잠자리의 모습을 다시금 바라보며 슈타인즈 게이트 20화에 대한 간단한 감상을 마칠까합니다.

잠자리는 다양한 것을 상징하는 존재이지요. 특히나 여름에서 가을로 계절이 변화되어감을 알리는 전령으로써, 늦은 여름이나 이른 가을의 때를 알리는 상징물로써...


시나리오 구조상으로 볼 때 이번 에피소드는, 롤러코스터에 비유해보자면 대부분의 격렬한 코스가 끝나고 평탄한 선로에 접어들며 그동안 거쳐온 과정들에 대한 여운을 되새겨보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처럼 잠자리가 보다 비중있게 등장한 것인지도 모르겠네요.

작품 구조상 이제 긴박감이 넘치는 위기 상황은 지나가고, 누구나 기다리는 결말로 천천히 접어드는 전환의 시점....

이제 끝이 다가온다는 아쉬움이 들기도 하지만, 그 끝에 기다리고 있는 것은 오카베와 크리스의 해피 엔딩이기에 시원섭섭하다고 해야할까요, 뭐랄까 복잡 미묘한 느낌이 듭니다;


 

또 한편으로는, 어떻게 본다면.... 저 잠자리는 단지 작품 내의 분위기 전환을 암시하는 존재에서 그치지 않고, 그 모습을 통하여 작품 내 캐릭터들 사이에 복잡하게 실타래처럼 얽인 인연의 이야기 한토막을,

혹은 ‘인간은 자신에게 존재의 의미를 부여해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갈구하며 살아가지만 결국은 혼자가 되어 떠나간다’는 삶의 슬픈 심상을 전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이외에도 제작진이 잠자리를 통해서 무엇인가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만, 제가 아직 지식이 부족해서 --;



라운더가 될 수 밖에 없었던 그들의 이야기! 슈타인즈 게이트 20화에 대한 리뷰를 마칩니다. _ _)

21화는 아마도 다소 평온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실 수도 있지만, 그 것은 이후의 전개에서 보다 큰 감동을 주기 위해 추진력을 얻는 과정이니 나름 즐길만하지 않을까 싶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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